강남 노래방: 밤이 나만의 해답을 찾아준 곳.

스카이 가라오케 | 청담동 야경 보이는 고급 가라오케 | 예약문의 24시

택시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지점에 나를 내려주었다. 양쪽 길 모두 읽을 수 없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늦은 밤이었고, 입김이 하얗게 보일 만큼 공기는 차가웠으며 강남가라오케 ,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친구가 내게 주소와 함께 딱 한 가지 지시사항을 알려주었다. ‘빨간 간판을 찾아서 3층으로 올라가 5번 방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빨간 간판을 발견했다. 계단을 올랐다. 5번 방을 찾았다. 그리고 그 후 3시간 동안, 나는 불과 몇 시간 전에 처음 만난 사람들에 둘러싸여, 내가 할 줄 모르는 언어로 내가 잘 모르는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도 나는 지난 몇 주간 그 어느 때보다 더 편안함을 느꼈다.

방은 작았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작았다. 한쪽 벽을 따라 긴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네 사람이 어깨가 닿지 않게 앉기에도 빠듯한 폭이었다. 낮은 테이블 위에는 마이크 두 개와 리모컨, 그리고 간식과 음료가 적힌 플라스틱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반대편 벽면 전체는 스크린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은은한 푸른 빛이 감돌아 마치 바닷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벽은 푹신한 소재로 마감되어 있었는데, 소리뿐만 아니라 비밀까지도 흡수해 버릴 것만 같은 그런 재질이었다. 자리에 앉자 의자가 삐걱거렸고, 나는 이곳이 멋진 공연을 펼치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은 전혀 다른 무언가를 위한 공간이었다.

그날 밤 함께한 친구들은 우연한 계기와 ‘집에 가고 싶지 않다’는 공통된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유명한 곳에서 일하며 상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던 여성도 있었고, 서울로 막 이사 와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던 남성도 있었다. 3년째 교제 중인 커플이 있었는데, 그들은 눈빛만으로도 완벽하게 통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계획도, 기대도 없이 온 제가 있었죠. 우리는 번갈아 가며 노래를 골랐고, 마치 발언권을 넘겨주는 마이크처럼 리모컨을 주고받았습니다. 처음 몇 곡은 무난하고 안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방 안의 그 누구에게도 벅찬 발라드 곡을 골랐고, 우리는 어쨌든 시도해 보았는데, 노래를 망치며 터져 나온 웃음이 우리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를 완전히 깨뜨려 주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노래방의 묘미입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죠. 함께 부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100점 만점의 점수를 보여주는 시스템은 모두가 웃어넘기는 장난 같은 것입니다. 90점을 받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 있고, 40점을 받아도 승리자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기계는 방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측정할 수 없기에 그 숫자는 무의미합니다. 수줍음 많던 사람이 마침내 마이크를 잡는 순간을 기계는 측정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 가사를 잊어버리고 즉석에서 새로운 가사를 지어낼 때 터지는 즐거움도 측정하지 못하죠. 진솔한 감정을 건드린 노래가 끝난 뒤 찾아오는 고요함도 측정할 수 없습니다. 기계는 그저 데이터만 인식할 뿐, 그 외의 모든 것은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입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노래들은 점점 더 낯설면서도 개인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습니다.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은 어린 시절 즐겨 듣던 노래를 골라 눈을 감은 채 불렀고, 새로 합류한 사람은 힙합 곡을 놀라운 에너지로 소화해 냈습니다. 커플은 듀엣곡을 부르며 마치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곳에 없는 것처럼 내내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제 과거의 노래, 수년 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곡을 골라 엉망으로 불렀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노래를 마치자 화면에 ’67점’이라는 점수가 떴습니다. 점수와 함께 나온 문구는 ‘노력’에 관한 내용이었죠. 나는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소리가 좁은 방 안에 울려 퍼지는 동안 묘한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노래방 벽은 얇아서 밤이 되면 옆방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군가에 맞춰 행진하듯 노래하는 군인들의 소리, 발라드를 부르며 흐느끼는 여성의 목소리, 웃음이 터져 나와 후렴구를 끝내지 못하는 남자의 소리도 들렸습니다. 정적이 흐르다 박수 소리가 이어지기도 했죠. 그 모든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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